사실 이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뭐가 될진 모르지만(아니, 안 될지도 모르지만) 시작이나 해볼까?’ 하는 무모함으로 독서모임을 만들어도 괜찮습니다. 사람이 모인 자리에 책이 섞이면 그 속에서는 늘 새로운 이야기가 오가고 그러면서 만남이 자연스레 이어집니다.
한 번은 저희 모임에서 소설만 읽는다는 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문득 비문학 독서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인문 교양서 읽기 모임에 가입했다고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그는 비문학 책은 잘 읽히지도 않고 재미도 없어 읽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회원들과 함께 조금씩 읽지 않던 책을 탐독하기 시작했고, 이내 새로운 분야의 책 읽기에 익숙해졌습니다. 어느 날은 독서모임을 통해 간심의 폭이 넓어진 것이 가장 좋은 일이라고 감상을 나누었습니다.
최근에는 독서모임을 장려하는 마을 도서관과 공공기관도 많아졌습니다. 방문하거나 문의하면 뜻밖에 훌륭한 공간을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서울시민이라면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사이트를 이용해 보세요. 구별로 사용 가능한 공간과 시간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저렴한 비용으로 예약할 수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도 명칭은 다르지만 비슷한 서비스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주로 ‘청년들을 위한 공간 대여’와 같은 취지로 운영하고 있으니 ‘◯◯⃝시/◯◯구 청년 공간’을 검색해서 찾거나 가까운 주민센터에 문의해 보세요.
저는 주로 1년에 한 번 독서모임 송년회에서 진행하지만, 분기별로 혹은 주기를 정해서 해 보아도 괜찮을만한 이벤트가 책 교환입니다.
회원 모두에게 각각 두 권의 책을 가져오게 합니다. 좋아하는 책 한 권과 싫어하는 책 한 권, 책이 모이면 한 곳에 쌓아 두고 무작위로 뽑아서 해당 책을 가져온 사라마에게 사연을 듣습니다. 이 책을 어떻게 만났는지, 왜 좋아하는지, 왜 싫어하는지. 듣는 회원들은 그 사람이 좋아해서 가져온 책은 물론 싫어해서 가져온 책에도 관심을 보이고, 책을 소개하는 사람은 자기가 싫어하는 책도 누군가에게는 흥미로운 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 자리에서 경험하며 ‘책의 가능성’과 책을 둘러싼 다양한 시각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얻습니다.
액수는 회당 2만 원을 넘지 않게 책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저는 회당 1만 원 내지 1만5천 원을 받으면서 제가 운영하는 출판사 사무실을 모임 장소로 제공하고 음료값을 참가비에서 지출합니다. 이것이 회원들에게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모임을 운영하는 수고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조금은 받는다는 느낌도 듭니다. 회원들의 참가비는 이외에도 모임 운영에 필요한 이런저런 일에 사용됩니다. 연말 송년회 비용에 보태기도 하고 우수 회원에게 감사 표시로 선물을 주는 데 사용하기도 합니다.
윤독 모임은 책을미리 읽고 와서 감상을 나누는 모임이 아니라 모인 자리에서 한 권의 책을 돌아가며 낭독하고 바로 떠오르는 감상을 나누는 식으로 진행하는 모임입니다. 미리 책을 읽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 부담이 없죠. 일상이 바쁘지만 책과 멀어지지 않고 싶어하는 분들께 좋은 테마입니다.
책 읽기는 지극히 혼자 하는 행위입니다. 어떤 책을 읽든, 읽은 책을 어떻게 해석하든, 그것은 독자의 마음입니다. 그런데 그 책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알고 싶고 그 책에서 느낀 점을 삶에서 실질적으로 적용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면 그때는 타인의 의견을 듣는 것이 좋습니다.
독서모임 꾸리는 법
- 골고루 읽고 다르게 생각하기 위하여(2019)
도서관에서 대여한 전자책.
역시 유유는 사랑.
출 퇴근 때 반짝 집중해서 읽기 너무 좋다.
책 읽는 것 좋아하니까 혼자 이것저것 골라 열심히 읽는데
독서모임은 생각도 하지 않는 나는
어떤 분위기로 만들어지는지, 어떤 콘텐츠로 운영을 하는지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