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열 문장 쓰는 법

uragawa 2020. 3. 23. 20:17

당연한 말이지만, 일단 한 문장부터 씁시다. 다만 길이는 정하지 않고 쓰는 게 어떨까요? 요즘은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저자나 작가는 물론 그 글을 다듬어 책으로 내는 편집자도 무조건 문장을 짧게 쓰라고만 강조합니다. '단문교'短文敎라는 종교 단체가 결성된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단문에 대한 칭송은 거의 숭배에 가깝죠. 하지만 이는 글을 어느 정도 쓰고 다루는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일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진리도 아닙니다.



결국 말하기와 글쓰기에서 '자연스럽다'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여기서 '자연스럽다'의 의미가 사람의 노력이나 손길이 닿지 않는 상태를 가리킨다고 보면 어떨까요. 가령 가을에 벼가 누렇게 익어 가는 김제 평원 같은 곳을 둘러보며 '자연'을 만끽했다고 느낄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해 그건 자연 그대로의 상태가 아니잖아요.



나누어 쓸 때 유의해야 할 점은 '그리고, 그래서, 그런데, 그러나(하지만)' 같은 접속부사와 '이, 그, 저' 같은 지시대명사를 되도록 쓰지 않고 문장을 이어 가는 겁니다. 접속부사나 지시대명사가 글을 해치는 요소여서 쓰지 말라는 건 결코 아니에요. 그 나름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품사들인데 함부로 쓰지 말라고 해선 안 되겠죠. 다만 한번 쓰면 저도 모르게 반복적으로 쓰게 되므로 경계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라는 표현을 쓴 겁니다. 아예 쓰지 말라는 게 아니라 되도록 쓰지 말라는 거죠.



음악이나 글은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오직 정해진 시간, 정해진 리듬에 따라 앞으로 나아가면서 감상하는 방법밖에 없으니까요. 공간이 아니라 시간을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중요한 장르랄까요.



진정성이 담긴 글이나 진솔함이 느껴지는 글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진정성이 담긴 글이나 진솔함이 느껴지는 글로 읽게 만드는 전략과 기술이 있다고 믿을 뿐이죠.



분량은 컴퓨터 한글 프로그램 화면에서, 11포인트 크기의 글자로, 제목을 쓰시고 세 칸 내려서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해서 한 면을 채울 때까지입니다. 원고지로는 7.6장이라고 나오는데, 아무튼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기만 했어도 그날 이야기를 한 장에 채워야 하고, 참 별일이다 싶을 정도로 일도 많고 사건도 많은 날이었다 해도 한 장을 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일기가 아닌 다른 글을 쓰시는 분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연습을 하는 이유는 앞에서 말씀드린 시간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자신이 어떨 때 글을 쓰고 싶어지는지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겠죠. 어떤 사람은 슬플 때 글을 쓰고 싶어진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분노를 느낄 때 글을 쓰고 싶어진다고 하는 반면, 기분이 좋을 때 글을 쓰고 싶어진다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요. 여러분은 어떨 때 글을 쓰고 싶어 지나요?



긴 문장을 쓸 때도 조심해야 하지만, 특히나 짧은 문장이 이어지는 글을 쓸 때는 접속부사와 지시대명사가 더 돌올해 보이기 때문에 꼭 써야 할 때가 아니라면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 문장을 쓰면서 말줄임표를 남발하는 건 미처 글을 쓸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걸 드러낼 뿐입니다.



말은 불명확하게 얼버무릴 수 있지만 글은 얼버무렸다는 걸 정확하게 묘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불명확함이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써야 하는 게 글이니까요.
내가 쓴 글에서 문장과 문장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만들고 싶다면 당연히 연습을 해야 합니다. 더구나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글을 쓸 때는 그 거리를 유지하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각각의 문장을 다 살펴 드릴 수는 없지만 간단한 팁을 드리자면 여러분이 쓰신 글을 화면에 띄우거나 출력한 뒤 내용을 신경 쓰지 말고 다음 사항을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 의존명사 '것'을 얼마나 많이 썼는지
· 조사 '의'를 얼마나 많이 썼는지
· '대한' 혹은 '대해'를 얼마나 많이 썼는지

만일 이 표현들을 여러 번 반복해서 썼다면 한 두 개만 제외하고 나머지를 다른 표현으로 바꿔보세요. 글이 훨씬 읽기 편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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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문장 쓰는 법
- 못 쓰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알라딘 서점에서 프로모션 하는
스누피 배지 보자마자 갖고 싶어서 (으이그ㅋㅋ)
책을 폭풍 구매했다. 그중 한 권이 [열 문장 쓰는 법]. 



+
얇아서 출근 때 30분 퇴근 때 30분에 다 읽었는데,
말줄임표 남발하지 말라고 하네.
나는 말줄임표 좋아한단 말이야!!!



++
아 그리고 저자 본인의 사례를 가지고 쓴 글쓰기 예시를 보여주는데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인데 내용도 재미없음)
계속 반복해서 나오니 읽다 텐션이 자꾸 떨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