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간병 살인 -벼랑 끝에 몰린 가족의 고백

uragawa 2018. 7. 19. 22:41

“피고인이 다른 사람과 의논을 하거나 정신과에 다녔다면 사건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안타깝습니다. 앞으로는 혼자서만 속에 쌓아두지 말고, 고민스럽고 벽에 부딪혔을 때 의논할 상대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후성노동성 자료에 따르면 간병보험제도에 기초하여 지원이나 간병 필요성이 인정된 전국의 요지원·요간병자는 600만 명을 넘었다. 재택 간병을 받고 있는 사람은 2014년 기준으로 352만여 명이라고 한다.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2025년에는 요지원자가 830만여 명, 요간병자가 490여 명으로 그 수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는 그야말로 ‘대간병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되도록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살아가려면 자신이 가진 뭔가를 포기해야 합니다. 그러다 한계에 다다르면 목숨까지 저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55퍼센트가 지금까지 담당한 재택 간병 가족에 대해 ‘살인이나 동반자살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거기에 ‘간병인이 심신 모두 기진맥진하여 한계에 몰리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93퍼센트에 이르렀다. 이는 재택 간병으로 몹시 괴로워하는 사람이 전국에 상당수 있고 케어매니저도 그것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이 93퍼센트의 사람에게 한계에 몰린 간병인의 연령을 묻자(복수 답변), ‘60대(61%)’가 가장 많았고, ‘70대(52%),’ ‘50대(49%)’, ‘80대(31%)’ 순으로 이어졌다.



겐타처럼 젊은 나이에 간병에 몸담고 있는 어린이나 젊은이를 ‘영케어러’, ‘청년 케어러’, ‘청년 간병인’ 등으로 부른 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그 실태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총무성의 2012년 조사에서는 30세 미만 간병인이 18만여 명으로 나타났다.



“삶의 보람으로써의 일, 수입으로써의 일과 아내를 제대로 지켜보고 싶다는 마음을 저울질하는 제가 있어요. 남자는 정말 어리석구나 싶습니다. 일에서 저를 대신할 사람은 있어도 아내의 파트너를 대신할 사람은 없는데 말이죠.”
가족의 간병은 고귀한 행위지만 꼭 그런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간병은 어느 날 갑자기 닥친다. 그런데 어디에 무엇을 상담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전에 지식이 필요하다.” (아내를 간병하는 훗카이도 구리야마초의 60대 남성)



의료의 진보는 암이나 뇌혈관 질환 같은 중증 질환의 생존율도 높이고 있다. 건강을 지향하는 추세도 높아지고 있으니  평균수명은 아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이 오래 살 수 있는 사회는 훌륭한 사회다. 그러나 간병과 무관하게 언제까지나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누구든 늙으면 다리와 허리가 약해지거나 병에 걸려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생활할 수 있게 된다.
계속 간병을 받으며 긴 노후를 보내는 사람은 상당수에 달했다. 장수 사회는 가족에 의한 간병이 없으면 성립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