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타가 웃었다. 남편과 나도 따라 웃었다. 가족이 다 함께 웃기는 오래간만이었다.
실내를 둘러보니 주위에는 가족 동반 손님뿐이었다. 어느 테이블이나 웃음 꽃이 피었다. 누구 생일이거나 결혼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인가? 아니, 그런 이유가 없더라도 다들 이만한 외식은 하면서 산다. 예전에는 우리 가족도 그랬다.
특별히 호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저 가족이 함께 평범하게 살고 싶을 뿐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건 능력이 없는 걸 욕심이 없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이야. 네 남편도 ‘내가 이 가정을 책임져야겠다’는 각오가 없이 도대체 어쩌겠다는 건지 모르겠구나.”
“그 사람이 게으른 건 아니야. 누구에게나 운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기 마련이지.”
“운이라고? 그것도 찌질한 남자들이 걸핏하면 써먹는 변명이야.”
-훼방꾼 中
사람은 나이를 먹어 심신이 쇠약하다고 느끼면 주변 평가에 민감해진다.
“노인성 울증이로군요.”
의사가 말했다.
자칼을 진찰한 의사는 경험만이 아니라 지혜나 열성도 모자라보이는 젊은이였다. 얼굴에는 ‘아버지가 개업한 클리닉을 이어받기 위해 기부금을 싸들고 사립 삼류 의대에 들어가 되고 싶지도 않은 의사가 되었습니다.’ 하고 적혀 있었다.
“노인성? 난 아직 50대인데.”
“그렇다면 그냥 울증일지도 모르겠군요.”
“아니, ‘그렇다면’이 뭐요?”
-자칼의 타협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