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타카자와의 말에는 인간적인 감정이 부족했다. 이렇게나 관대하게 대해주는데 왜 마음에 와 닿는 게 하나도 없을까 싶어 스스로도 신기할 지경이었다.
타카자와의 목소리에 처음으로 짜증 같은 것이 섞여 나왔다. 이렇게 감정이 없는 냉혈동물 같은 인간까지 짜증나게 할 정도니까 자신이 때때로 에노모토에게 짜증을 부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준코는 묘하게 자기 합리화를 했다.
-자물쇠가 잠긴 방 中
“저도 그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첫 번째 발견자가 범인일 경우, 밀실을 억지로 열기를 주저하거나 최대한 손을 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죠. 뭐, 당연한 이야깁니다. 시체를 발견하는 척하며 스스로 밀실을 깨뜨리면 애써 만든 트릭이 무의미해지니까요.”
-삐뚤어진 상자 中